"원전 6기 짓겠다"…佛 마크롱 '원자력 르네상스' 선언

입력 2022-02-11 17:42   수정 2022-02-25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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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대 원자력 생산국인 프랑스가 ‘원자력 르네상스’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풍력과 태양열 등 기존 재생에너지만으론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원자력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취임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에너지 위기 극복을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다.
원자력산업 재탄생 선언한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프랑스 동부 벨포르를 찾아 “2035년 첫 원자로 가동을 시작으로 신규 원자로 6기를 세울 것”이라며 “원자로 8기를 추가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2050년까지 프랑스에 들어서는 신규 원자로는 최대 14기다.

그는 이날을 “프랑스가 그동안 원했던 원자력산업이 재탄생하는 순간”이라고 부르며 “거대한 원자력 모험을 재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너지정책 방향을 완전히 바꾸겠다는 취지다.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원자력을 핵심으로 삼겠다고 밝힌 그는 “안전 문제가 없다면 기존 원자로도 폐쇄하지 않겠다”고 했다.

프랑스 정부는 가동 연한이 40년인 기존 원자로 수명을 50년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신규 원자로 설립에 배정된 예산은 500억유로(약 68조2600억원)다. 국영 전력기업 EDF는 2028년부터 기존 원자력발전소 부지에서 차세대 유럽형가압경수로(EPR) 건설 작업을 시작한다. 마크롱 대통령 발표에 앞서 EDF는 제너럴일렉트릭(GE)과 원자력 터빈 구매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2050년까지 태양광발전 용량을 기존의 10배인 100GW 이상으로 늘리고 풍력발전단지 50곳을 구축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그는 “태양광과 풍력에너지 개발 속도를 높여야 하지만 이들 에너지에만 의존하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했다.
취임 공약 뒤집고 승부수 던져
프랑스는 전체 전력 생산량의 67.2%를 원자력에 의존한다. 가동 중인 원자로는 56기로, 미국(93기)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인구 대비로는 세계 최다다. 원자력산업은 프랑스에서 20만 개 넘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3대 산업으로 꼽힌다. 1970년대 이후 프랑스 경제의 주축이던 원자력산업은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성장세가 기울기 시작했다. 노후 원자로가 늘면서 환경비용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2017년 취임 당시 원전 의존도를 75%에서 50%로 낮추겠다고 공언했다. 취임 5년 만에 ‘원자력 르네상스’를 선언하면서 기존 입장을 완전히 바꿨다. 외신들은 그 배경으로 오는 4월 치러질 프랑스 대선을 꼽았다. 아직 출마 선언을 하진 않았지만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승부수를 던졌다는 것이다.

유럽 각국이 극심한 에너지난을 겪는 것도 마크롱의 결정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러시아가 공급을 줄이면서다. 태양광과 풍력에너지 효율은 아직 전력 생산을 완전히 대체할 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신규 원자로 개발을 선언하는 국가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앞서 미국 중국 인도 등은 정부 차원에서 원전 건설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원자력 시설 투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리스타드에너지에 따르면 세계 19개국에서 52개의 신규 원자로가 건설되고 있다.

정부 결정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반발했다. 니콜라스 네이스 그린피스프랑스 에너지부문 책임자는 “민주적 토론 과정이 빠졌다”며 “(대선) 후보자가 기회주의적 선언을 했을 뿐”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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